헤겔이든 그의 다양한 추종자들과 비판자들이든 아니면 마르크스든 간에 이러한 설명은 그들 모두 사유에서 하나의 공통된 특성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사물들이 원래의 모습 그대로 직접 현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포이어바흐에게 신은 인간의 마음속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상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본주의에서 자유로운 노동시장은 착취를 은폐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는 계속적인 특권과 권력보다는 평등을 시사한다. 실제(또는 내용이나 본질)와 그것이 현상하는 방식 (또는 형태) 사이의 이러한 괴리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사유의 중심 특징 중 하나다. 그것은 추상적 개념들(예를 들어 계급이나 가치)과 그 개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모습으로 (임금, 가격, 이윤을 통해) 드러나는 것 사이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 26쪽



이 저작[자본론]에서 마르크스의 접근법은 크게 다섯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사회 현상들은 오직 역사적 맥락 속에서만 존재하며, 또 그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 특히 마르크스는 사회가 생산양식에 따라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 


둘째, 이론이 그 역사적, 사회적 한계를 벗어나면 유효성을 상실한다. (...)


셋째, 마르크스의 분석은 이론과 역사의 관계를 통해 내재적으로 구조화돼 있다. (...) 마르크스는 실제가 사회구조와 경향들과 반대 경향들(이것들은 변증법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우연들(이것들은 변증법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을 통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상호 작용한 결과는 사전에 결정될 수 없다. 따라서 변증법적 유물론은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 - 28~30쪽  


지난달에 읽다가 덮어둔 부분을 다시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엔 정말 느낌부터가 다르다. 오늘 읽은 heesang님의 글과도 연결이 되어서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현상은 본질을 은폐한다. 본질은 결코 그대로 현상하지 않는다. 이걸 놓치면 물신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이제까지 읽은 자본론 1편에서 계속 반복되는 게 이 본질과 현상의 관계였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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