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판: 제12장 상대적 잉여가치의 개념)



이전까지 살펴본 절대적 잉여가치는 노동시간의 절대량을 늘림으로써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제10장 "노동일" 편에서 본 것처럼,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피 터지는 투쟁이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제4편,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이다. ㄱ판으로는 제10장, ㅂ판으로는 12장으로 시작된다. 상대적 잉여가치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필요노동을 단축하고 그에 따라 잉여노동의 비율을 늘림으로써 생기는 잉여가치다. 그러자면 노동생산성(노동생산력)의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간다. 




ㄱ판과 ㅂ판 모두 각주 1번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면 밴더린트의 글 인용이 나온다. 


노동의 가격은 언제나 필요생활수단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 노동자들 대부분이 숙명적으로 거느리게 되는 많은 가족을 노동자로서의 그의 낮은 지위와 처지*에 맞추어 부양하는데, 그의 임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언제나 ...... 그는 적절한 임금을 받지 않는 셈이다. (ㄱ판, 438; M332)


* 부분에 달린 日註:

밴더린트의 이 인용 전문은 초판부터 4판까지 모두 원문인 영문으로 표시되었지만 그것을 독역(獨譯)한 현행 MEW판은 '처지'를 빠뜨려서 말뜻이 불확실한 구성이 되었다. 

실은 이 편집자 주 내용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이 있었는데, 이 각주에 등장하는 페티, 밴더린트, 튀르고, 맬서스의 책들에 해당 일역본의 서지사항이 다 있더라는 것. 이런 책들이 다 번역되어 있다는 게 아닌가. 그저 부럽고 어쩐지 열받는다. (무서운 놈들 같으니, 난카 구야시이...)  


바로 이어서 "필요노동시간의 영역을 강탈함으로써" 잉여노동의 영역을 확대하는 경우(초과착취)에 대해 잠시 설명하는데, 이러한 "잉여노동 증대 방법이 설령 현실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는 고찰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동자는 9시간에 생산하는 4실링 6펜스로 이전보다 1/10만큼 적은 양의 생활수단을 얻게 되고, 따라서 그의 노동력은 축소재생산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서 잉여노동은 단지 스스로의 정상적인 한계를 넘어섬으로써만 증가하며, 잉여노동의 영역은 필요노동시간의 영역을 찬탈적으로 침해함으로써만 연장될 수 있을 뿐이다. (ㄱ판, 439; M333)


ㅂ판에서는 강조 부분을 '강탈'이라고 했고 일판에서는 '횡령'이라고 했다. 찬탈적으로 침해한다니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 찬탈이란 '왕위나 국가 주권을 억지로 빼앗는 것'을 말한다.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침해'만 쓰든가 '강탈'이라고 쓰면 될 것을. "축소재생산을 이룬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색하다. 일판으로는 "그의 노동력은 위축된 재생산밖에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게 제일 이해가 잘된다. 


우리가 여기서 노동생산력의 향상이라고 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 상품을 생산하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는 [즉 더 적은 양의 노동으로 더 많은 양의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힘을 획득하게 되는] 노동과정에서의 변화를 뜻한다. (...) 자본은 노동생산력을 향상시키고, 그럼으로써 노동력의 가치를 하락시켜서 노동일 가운데 이 노동력가치의 재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단축시키기 위해 노동과정의 온갖 기술적, 사회적인 조건[즉 생산방식 그 자체]을 변혁시켜야 하는 것이다. (ㄱ판, 440; M333~34)


노동일의 연장을 통해서 생산된 잉여가치를 나는 절대적 잉여가치라고 부른다. 반면 필요노동시간의 단축과 그에 상응하는 노동일의 두 구성 부분 사이의 비율의 변화에서 생겨나는 잉여가치는 상대적 잉여가치라고 부른다. (ㄱ판, 441; M334)


바로 다음에 특별잉여가치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ㄱ판에 빠진 문장이 있다. 


이 상품의 개별적 가치는 이제 그것의 사회적 가치보다 낮다. 즉 이 상품은 사회적 평균조건 아래에서 생산된 대다수의 같은 상품들보다 더 적은 노동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 문장 빠짐] 변화된 생산방식에서 그것은 단지 9펜스에 불과하고, 따라서 1과1/2노동시간만을 포함한다. (ㄱ판, 443; M336)


이 상품의 개별 가치는 이제 그 사회적 가치보다 낮다. 즉 이 상품에는 사회적 평균조건 하에서 생산된 같은 종류의 대다수의 상품에 비해 적은 노동시간이 들어 있다. 1개의 상품은 평균적으로 12원이 소요되어 2시간의 사회적 노동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변경된 생산방식 하에서는 1개의 상품에는 9원만이 소요되고 1과1/2시간의 노동만이 들어 있다. (ㅂ판, 429)


두 판본이 원단위 환산이 다르기 때문에 빠진 문장이 똑같지는 않다. 일판을 기준으로 다시 정리하면, "그 상품 1개는 평균적으로는 12펜스(1실링)이고, 바꿔 말하면 사회적 노동 2시간을 대표한다.


자본론에서 '단순노동과 복잡노동'에 관련된 내용은 많지 않다. 있어도 그나마 매우 짧아서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이와 조금 관련된 내용이, 아주 짧지만, 있다. 


예외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노동은 강화된 노동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동일한 시간 안에 동일한 종류의 사회적 평균노동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한다.* (ㅂ판, 431)


예외적으로 생산력이 높은 노동은 몇 곱 더 높은 노동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서 같은 시간에 같은 종류의 사회적 평균노동보다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ㄱ판, 444; M337)


Die Arbeit von ausnahmsweiser Produktivkraft wirkt als potenzierte Arbeit oder schafft in gleichen Zeiträumen höhere Werte als die gesellschaftliche Durchschnittsarbeit derselben Art. (M337) 


* 부분에 달린 日註를 보면 "이 책 75~76쪽을 참조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제1장 상품 제2절 "상품에 나타난 노동의 이중성"에 나오는 '단순노동과 복잡노동' 부분을 말한다. 


인간노동 일반이란 특별하게 발달하지 않은 보통 사람이 누구나 평균적으로 자신의 육체 속에 갖고 있는 단순한 노동력의 지출이다. 물론 단순한 평균노동도 나라가 다르고 문화수준이 다르면 그 성격이 달라진다. 그러나 현존하는 어떤 사회에서 그것은 일정한 것이다. 복잡노동은 그저 단순노동이 제곱된 것 또는 배가된 것으로 간주될 뿐이다. 따라서 적은 양의 복잡노동은 더 많은 양의 단순노동과 같다. (ㄱ판, 99; 강조는 원 저자)


더 복잡한 노동은 강화된 또는 몇 배로 된 단순노동으로 간주될 뿐이며, 따라서 적은 양의 복잡노동은 더 많은 양의 단순노동과 동등하게 간주된다. (ㅂ판, 56, 강조는 원 저자) 


Kompliziertere Arbeit gilt nur als potenzierte oder vielmehr multiplizierte einfache Arbeit, so daß ein kleineres Quantum komplizierter Arbeit gleich einem größeren Quantum einfacher Arbeit. (M59)


독어 원문을 보면 왜 복잡노동이 특별잉여가치의 논의와 연결이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복잡노동은 단순노동이 "제곱된 것 또는 배가된 것"이고, "예외적으로 생산력이 높은 노동"은 potenzierte Arbeit(몇 곱 더 높은 노동, 제곱된 노동-ㄱ판/강화된 노동-ㅂ판/역능이 높아진 노동-일판)처럼 작용함으로써 더 많은 가치(특별잉여가치)를 생산한다고 볼 수 있다. 더 자세한 논의는 "(109) 강화된 노동, 아니 고도화된 노동" 글 본문과 댓글, "potenziert와 관련된 불어본 대조" 참조. 


마지막. 상대적 잉여가치는 "노동생산력의 발전에 정비례하여 증가한다." 자본가가 관심을 갖는 것은 상품을 싸게 만들면서 동시에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는 것, 즉 노동생산성의 발전이다.   


노동생산력의 발전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내부에서 노동자가 노동일 가운데 자신을 위해 노동해야 하는 부분을 줄이고, 바로 그럼으로써 노동일의 다른 부분, 즉 그가 자본가를 위해 무상으로 노동하게 되는 부분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ㄱ판, 448; M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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