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판: 제15장 기계와 대공업)


제6절 기계에 의해 축출되는 노동자들에 관한 보상이론


기계는 노동자를 쫓아내는 대신에 그만큼 새로운 기계를 제작하거나 하는 데 필요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자본을 해방시켜준다고 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궤변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기껏해야 기계의 제작에는 기계의 사용으로 말미암아 쫓겨나는 노동자보다 적은 수의 노동자가 고용될 뿐이다. […] 이전에는 해고된 카펫제조공들의 임금만을 대표하던 1,500원의 금액이 이제 와서는 기계의 형태로 (1) 기계제작에 사용된 생산수단의 가치, (2) 그것을 생산하는 기계제작 노동자들의 임금, (3) 이들의 '주인'에게 가는 잉여가치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기계는 한번 제작된 뒤에는 그것이 마멸될 때까지 갱신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그리하여 기계가 노동자를 생활수단으로부터 유리시킨다는 단순하고 또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닌 사실이, 경제학자들의 언어에서는, 기계가 생활수단을 노동자를 위해 유리시킨다든가 또는 생활수단을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한 자본으로 전환시킨다고 표현되고 있다. 보는 바와 같이, 모든 것은 표현방식에 달렸다. 나쁜 것도 좋게 말할 수 있다.* (ㅂ판, 589~590; M462~463)


마지막 문장은 "말하기에 따라 나쁜 것도 감추어지기 마련이다"(ㄱ판), "나쁜 것을 말로 부드럽게 하는 것도 작법인 것이다"(일판). *의 日註: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제2권, 시 657. 


임금으로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던 노동자들이 해고됨에 따라 상품 수요가 감소하고, 시장가격이 하락하며, 이런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필품 부문에서도 노동자들이 해고된다. 


그리하여 이들 기계제 옹호론자들은 기계가 노동자를 생활수단에서 분리시키고 그럼으로서 이 생활수단을 노동자의 고용을 위한 자본으로 전화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확실한 수요공급의 법칙으로써 기계는 그것이 도입되는 부문에서뿐만 아니라 그것이 도입되지 않은 부문에서도 노동자를 거리로 몰아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적 낙관론에 의해 왜곡된 사태의 진실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기계에 의해 쫓겨난 노동자는 작업장에서 노동시장으로 내던져지고, 그리하여 언제라도 자본주의적 착취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자의 수를 증가시킨다. (ㄱ판, 592; M463~464) 


분업으로 불구화된 노동자들은 저숙련 부문밖에는 갈 곳이 없고, 차츰 영락해 소멸하고 만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도 기계의 사용으로 인해 일시적인 불행이 생긴다는 사실을 결코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뒷면 없는 동전이 어디 있는가! 그에게서 기계의 사용은 자본주의적 사용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기계에 의한 노동자의 착취는 그에게서 노동자에 의한 기계의 이용과 똑같은 것이다. 따라서 기계의 자본주의적 사용에 대한 실상을 폭로하는 사람은 대체로 기계의 사용 자체를 바라지 않는 사람으로, 사회적 진보의 적인 것이다! (ㄱ판, 594; M465)


*의 日註:

프랑스의 정치가, 역사가인 티에르를 가리킨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부르주아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티에르에 대해서는 여기.


기계와 함께 새로운 종류의 노동자계층도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곧 기계생산공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기계제 경영은 이 생산부문도 점점 대규모로 장악해간다. 또한 원료의 경우에도, 예를 들어 면방적업의 질풍 같은 돌진은 명백하게 미국의 면화 재배와 아프리카의 노예무역을 크게 조장했을 뿐 아니라 이른바 몇몇 경계노예주*[미국의 남부와 북부 사이의 경계에 자리 잡은 주-옮긴이]들에서 흑인 사육을 중요한 사업으로 만들었다. ㄱ판, 596~597; M467)


*의 日註:

프랑스어판에서는 마르크스가 여기에 다음과 같은 주를 달았다. "경계노예제주란 북부 주와 남부 주 사이의 중간 노예제 주들로, 이 주들은 수출용으로 사육한 흑인을 가축처럼 남부 주들에 팔았다." 


기계의 확대는 사치품 생산의 증대로도 이어진다. 세계시장의 확대에 따라서 생산과 유통의 분화가 이루어진다.


기계가 가져오는 직접적인 결과는 잉여가치의 증가와 그 잉여가치를 나타내는 생산량의 증가 그리고 자본가계급과 그 일당이 소비하는 자산은 물론 바로 이들 사회계층 자체의 증가이다. [중략] 사치품 생산이 증대한다. 생산물의 세련화나 다양화는 또 대공업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세계시장 관계로부터 비롯되기도 한다. (ㄱ판, 598; M468)


새로운 생산부문이 형성되고 따라서 새로운 노동부문도 형성되지만 전체 생산에서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하면서 1861년의 인구조사(ㄱ판의 "국세조사"는 오류)에서 새로운 산업에 고용된 노동자 수를 제시한다. 


대공업 생산부문에서 지나치게 높아진 생산력은 나머지 다른 모든 생산부문에서 내포적으로나 외연적으로나 노동력 착취를 증가시키고 노동자계급 가운데 비생산적인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비중을 갈수록 증가시킨다. 그리하여 지난날의 가내노예가 하인 · 하녀 · 종복 등과 같은 '하인계급'이라는 이름으로 갈수록 대량으로 재생산된다. (ㄱ판, 599; M469)


"하인계급"은 ㅂ판에서는 "봉사자계급", 일판에서는 "하인계급"(召使, めしつかい), MEW는 "봉사자계급"(dienenden Klasse). 비생산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대량 재생산된다는 것을 인구조사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제7절 기계제 생산의 발전에 따른 노동자의 축출과 흡수. 면공업의 공황


ㄱ판 제목은 "기계제 경영의 발전에 따른 노동자의 축출과 흡수. 면직업공황"이다. 

7절에서는 공장노동자들의 고용 증가는 외견상의 결과일 뿐이며, 기계제 생산이 발전할수록 노동자 수의 상대적 감소와 절대적 증가가 함께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ㄱ판 601, 각주 226(M471)에서 가닐의 말 중에 "완성될 수 있는 완성능력"에 아래 日註가 있는데, 이 설명만으로는 어떤 맥락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프랑스어판에는 "완성될 수 있는 완성능력"의 앞에 "푸리에가 그토록 재기발랄하게 놀린"이라는 어구가 있다. 이 말은, 푸리에의 『가정적 농업조합론』, 파리, 1822, 그리고 『세분된 허위의 산업』, 파리, 1835년, 제1권에 자주 나온다.


한 산업부문에서의 기계제 경영이 전래의 수공업이나 매뉴팩처를 희생시키면서 확장될 경우, 그 결과는 마치 활로 무장한 군대와 총으로 무장한 군대 사이의 전투와 마찬가지로 확실하다. 기계가 자신의 세력권을 장악해나가는 제1기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생산되는 특별이윤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중략] 최초의 질풍노도 시대가 제공하는 특별이윤은 기계가 새로 도입된 생산부문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나타난다. (ㄱ판, 605; M474)


"제1기"는 ㅂ판이나 일판에서는 "첫 시기"/"최초의 시기"다. 제1기 하면 그 뒤로 제2기, 제3기...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문맥상으로도 첫 시기가 적절하다. "특별이윤"은 ㅂ판, 일판에서 "엄청난 이윤"인데 특별잉여가치처럼 특별이윤이라는 개념이 따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이상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 것의 주어가 "특별이윤"이 아니라 그 '최초의 시기'다. 그 시기가 특별한 이윤 때문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여기서는 "질풍노도 시대"라고 표현했지만, 제3절에서 이미 나온 "첫사랑의 시기"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기계의 사용이 일종의 독점 상태에 있는 이 과도기 동안 이윤은 엄청나게 크며, 자본가는 이 '첫사랑의 시기'를 가능한 한 노동일을 연장함으로써 철저히 이용하려고 한다"(ㅂ판, 545; M429).


기계제 경영의 확대는 외국 시장을 원료 생산지로 변화시키며(식민지화), 국제분업이 형성된다. 공장제의 확장으로 세계시장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산업의 생애는 중간 정도의 활황, 번영, 과잉생산, 공황, 불황이라는 일련의 시기들로 구성된다"(ㅂ판, 607).


기계제 경영으로 인하여 불확실하고 불안정해진 노동자들의 고용과 그들의 생활상태는 이제 이런 산업순환의 각 국면의 변동과 함께 일상적인 것이 된다. [중략] 노동력을 대체하는 개량된 기계나 새로운 생산방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쟁이 생겨날 뿐 아니라 노동력의 가치 이하로 임금을 억지로 인하함으로써 상품의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이 행해지는 시점이 반드시 등장한다. (ㄱ판, 608; M476)


기계제 경영에서 진행되는 이런 질적 변화는 끊임없이 노동자를 공장에서 쫓아내고 또 신참자의 유입을 억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각 공장의 양적 확장은 다시 밖으로 내쫓긴 노동자는 물론 새로운 보충병까지도 도로 집어삼킨다. 이리하여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축출되었다가 흡수되고 또 이리로 내몰렸다가 저리로 다시 내몰리곤 하며, 이 과정에서 그때마다 고용되는 노동자의 성별이나 연령 · 숙련도는 끊임없이 변한다. (ㄱ판, 609; M477)


이 다음부터는 "공장노동자의 운명은 영국 면직공업의 운명을 잠깐 훑어보면 잘 드러난다"고 하면서 영국 면공업의 발전과 공황 이야기가 서술된다. 짧게 정리하기는 좀 어렵고, 그 중간중간에 나오는 日註들만 살펴본다. 


1. 단결금지법(ㄱ판 609, ㅂ판 609, M477)

단결금지법은 노동자 조직의 설립이나 활동을 금지한 법률로, 1799년과 1800년에 영국 의회가 채택했다. 1824년, 의회는 이 법률을 폐지했지만, 그 후에도 노동자 조직에 가입, 스트라이크 참가 선동 등등은 강요 강제로 간주되어, 형법상 처벌을 받았다.


2. 동아시아(인도, 중국)와의 무역이 동인도회사의 독점에서 벗어남(ㄱ판 609, ㅂ판 609, M477)

동인도회사는 자유무역주의의 대두에 의해 그 무역 독점이 공격의 표적이 되어, 1813년에 차 이외의 인도 무역의 독점권이 폐지되고, 1833년에는 차 무역과 대(對)중국 무역의 독점권이 폐지되었다.


3. 새로운 구빈법(ㄱ판 609, ㅂ판 609, M477)

종래의 구빈 행정은 주민에게 구빈세를 징수하고 노동능력을 가진 자는 노역장에서 일하게 하고, 그러지 않는 자를 구휼(救恤)했지만, 1834년 실시된 개정법은 자유주의의 원리를 도입하여 노년, 병약자를 제외하고 노역장 바깥의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을 극단으로 제한했다. 


4. '큼직한 빵'(ㄱ판 610, ㅂ판 610, M478)

영국으로의 곡물 수입을 방해하는 지주(벌열)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곡물법 반대동맹은 곡물법이 폐지되면 곡물 값이 싸져서 빵 크기가 두 배가 된다고 노동자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자유무역 시대는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조금도 증가시키지 않았다.


5. 파머스턴(ㄱ판 610, ㅂ판 610, M478)

영국의 정치가. 처음에는 토리당원, 1830년 이후는 휘그당의 최우익. 수상을 두 번 역임했다.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


6. 더비(ㄱ판 610, ㅂ판 610, M478)

영국의 정치가. 1835뇬까지 휘그당원, 그 후 토리당원. 수상을 세 번 역임했다.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


7. 무가치체 실험(ㄱ판 612, ㅂ판 612~13, M481)

가치가 낮은 신체에 대한 실험: 국외 퇴거를 명령받은 16세기 고전학자 M. A. 뮤레가 이탈리아 국경 부근에서 병에 걸렸을 때, 의사가 "가치 낮은 신체에 실험을 해보자"고 말해서 뮤레가 놀라 뛰쳐나오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에서 연유함. 앙투안 드 베르디에의 『유명인의 신상서』, 리옹, 1603년, 제3권, 2542~43쪽. 


8. 인류의 파괴(ㄱ판 614, ㅂ판 615, M482)

인종의 절멸: 영어판에는 이 말에 이어 "인도 수직공의 대량 멸망"이라는 구절을 괄호 안에 넣었다. MEW판 편집자 주에는 아편전쟁 이후 영국의 중국 침략을 가리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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