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 2017. 7. 23.

http://www.asahi.com/articles/DA3S13051096.html




도전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 읽지는 못하는 책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로 출판 150년이 되는 <자본론>일 것이다. 저자 마르크스는 생전에 책이 난해하다는 불만을 들으면 '노동일' 장(章)을 읽어달라고 했단다. 영국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을 다룬 부분이다. "우리도 평범한 인간이다. 초인이 아니다. 노동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시점부터는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 머리는 사고를 멈추고, 눈은 보기를 멈춘다." 사고를 일으켜 재판을 받게 된 철도 노동자의 말이다. 읽다 보면 이것이 과연 19세기에 쓰인 것인가 싶은 기분이 든다. 식사시간을 줄여가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납품 기한에 쫓겨 과로사한 청년이 있다. 현대의 일본은 또다시 과로의 희생을 만들고 말았는가. 신국립경기장 건설 공사를 하던 20대 건설회사 사원이 실종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실종 전 한 달간 211시간 초과근무를 했다고 한다. 인간보다도 공사기간이 우선시되고, 위법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잔업시간을 규제하기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있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수상하다. "초과근무 제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흐름이 동시에 있고, 앞으로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응을 둘러싸고 연합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노동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노동자가 죽음과 예속으로 내몰리는 것을 방지한다. 그러기 위해 강력한 법률을. 마르크스는 그런 호소로 장을 마친다. 분하지만, 전혀 진부하지 않다.




* 발번역이므로 어디로도 옮기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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