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박사의 경제원론이나왓다. 가죽등에 금글자를 박은 커단책이다. 그다음 봉지에서는 L씨의번역인 자본론의 락질된 제일권이 나왓다. 엽헤서 드려다보든 유경호는 영식이의 얼굴을 다시한번 치어다보며 

「선생님 이런걸 읽으세요?」

하고 뭇는다. 공립보통학교 교원으로서, 이런방면의독서는 의외이란듯도하고, 한편으로는 그런책을 읽는다는 그점만으로도 일종의호긔심과 이야기할만한친구라는듯이 생각하는 것인모양이다.

「글세 경제학을 연구할것은 업스나, 좀상식적으로라도 보라고요……」 하며 영식이는 웃엇다.

「조치요. 나두 좀 본다본다 하면서 책만 사다노코 이내 보지는못햇습니다만……」

 영식이도 이청년이 생각하얏드니보다는 독서를하나보다고 호감을 가젓다. 

「하도 류행사상이기에 무언가 좀것짐작이라도 해두자는 것이지요.」

검사가아니라 영식이는 장래 동경에가서 정경과가튼것을 전공한다드라도, 학자가된다거나 붉은물이 들어보랴는 것은 생념도아니 하는것이다. 다만 현재의지위에서 좀더 세속적성공을 노리는것뿐이다. 


- 염상섭, 『백구』(장편, 1933)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겔 법철학 비판을 위하여. 서설(1844)  (0) 2012.09.03
협업, 분업, 매뉴팩처  (0) 2012.08.26
"Das also war des Pudels Kern!"  (2) 2012.06.19
노동시간, 공장법  (0) 2012.06.11

+ Recent posts